티스토리 뷰

- 목 차 -


    반응형

    싱크마크가 생기면 현장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이 보압이다. 압력을 올리면 수지 공급이 늘고 수축이 줄어드니까, 논리적으로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보압을 올렸더니 이번엔 파팅면에 플래시가 생기는 상황, 한 번쯤 겪어본 적 있을 것이다. PP 재질 리브 부위에서 싱크마크가 반복될 때 같은 문제를 경험했다. 보압을 10% 올렸을 때까지는 효과가 있었다. 그 이상부터는 플래시가 새로 발생했고, 결국 사출 조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글은 사출 조건이 실제로 효과를 내는 케이스와 그렇지 않은 케이스를 구분하는 기준, 그리고 조건 조정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한다.

    보압을 올리면 싱크마크가 줄어든다는 통념의 한계

    보압이 싱크마크에 영향을 준다는 건 맞다. 보압 단계에서 캐비티 내 수지 압력이 유지되어야 냉각 중 수축을 보상할 수 있고, 이 압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두꺼운 부위에서 표면이 당겨지면서 함몰이 생긴다. 그러니 보압을 올리면 싱크마크가 줄어드는 건 원리상 자연스럽다.

    문제는 보압에는 상한이 있다는 점이다. 보압이 클램핑력 이상으로 작용하면 금형이 열리면서 파팅면으로 수지가 새고, 플래시가 발생한다. 내가 다뤘던 PP 리브 부품의 경우 보압 10% 상향까지는 싱크마크가 줄었지만, 15% 이상에서는 플래시가 시작됐다. 두 불량이 동시에 안 나오는 조건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계속 보압만 조정하는 건 범위 안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이지, 해결이 아니다.

    코오롱플라스틱의 성형 기술 자료에 따르면, 런너 및 게이트가 제품 두께와 용적에 비해 가늘면 보압을 아무리 높여도 압력이 스프루와 런너에서 흡수되어 캐비티 내부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이트 단면이 작을수록 조기 고화가 빨리 시작되어 압력 전달 경로 자체가 막히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보압을 더 높이면 싱크마크는 그대로이고 다른 불량만 추가로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보압 조정이 유효한 경우는 원인이 순수하게 공정 파라미터에 있을 때, 그것도 게이트와 러너 단면이 충분히 확보된 조건에서만 이라고 본다. 게이트가 작은 금형에서 보압으로 싱크마크를 잡으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방향이 다르다.

    사출 조건으로 해결 가능한 싱크마크의 실제 조건

    조건 조정이 효과를 내려면 싱크마크의 원인이 공정 변수에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경우다.

    • 보압과 유지 시간이 실제로 부족한 경우: 게이트 단면이 충분함에도 보압 설정이 낮거나 유지 시간이 짧아 게이트 고화 전에 압력이 빠지는 케이스. 보압을 단계적으로 5~10% 올리거나 유지 시간을 1~2초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 스크루 쿠션이 불안정한 경우: 쿠션이 0에 가깝거나 변동폭이 크면 보압 단계에서 수지 추가 공급이 끊긴다. 이 경우는 게이트 근처에 얼룩형 싱크마크가 생기는 패턴으로 구별할 수 있다. 계량 설정을 재조정해서 쿠션을 5~10mm 범위로 안정화시키면 싱크마크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 수지 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수지 온도가 높으면 수축률이 커진다. 배럴 온도를 권장 범위 하단으로 내리는 것만으로 싱크마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케이스가 있다. 다만 온도를 낮추면 유동성이 떨어지므로 미성형이 새로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해야 한다.

     

    사출 성형 리브 부위 싱크마크 표면 함몰 근접 촬영
    사출 성형 리브 부위 싱크마크 표면 함몰 근접 촬영

     

    이 세 가지는 모두 금형 구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전 조건의 문제다. 금형이 동일한 상태에서 조건 변경만으로 해결이 된다는 점에서 접근 순서상 먼저 확인해 볼 가치가 있다. 단, 조건을 바꿀 때는 반드시 한 변수씩 순서대로 바꿔야 한다. 두 개를 동시에 바꾸면 어느 쪽이 효과를 낸 건지 알 수 없게 된다.

    조건 조정이 통하지 않을 때 봐야 할 지점

    보압, 쿠션, 수지 온도를 순서대로 확인했는데도 싱크마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원인이 금형 구조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부터는 사출 조건 조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비효율적이다.

    게이트 단면이 작아서 보압이 캐비티 끝까지 전달되지 않는 경우, 조건으로는 한계가 있다. 런너와 게이트 단면을 키우는 금형 수정이 필요하다. 내가 맡았던 PP 리브 부품도 결국 게이트 폭을 기존보다 약 30% 확대한 이후에야 보압 범위 안에서 싱크마크와 플래시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게이트를 키우기 전까지 조건만 바꾸던 3주는, 지금 돌이켜보면 방향을 잘못 잡은 기간이었다.

    리브나 보스 주변에서 살두께가 국부적으로 두꺼운 경우도 사출 조건으로 근본 해결이 안 된다. 코오롱플라스틱 성형 기술 가이드에서는 리브 두께가 제품 두께의 60%를 초과하면 수축 불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리브 두께를 제품 두께 대비 60% 이내로 설계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양산 중인 제품에서 이 기준을 벗어난 설계가 원인이라면, 조건 변경보다 금형 수정이나 코어 인서트 추가를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불량 위치로 원인을 좁히는 현장 판단법

    싱크마크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보면 원인 범주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 게이트 바로 근처에 얼룩 형태로 나타나면 쿠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리브나 보스 뒷면에만 집중되면 살두께 또는 냉각 채널 위치 문제다. 제품 전체에 산발적으로 퍼져 있으면 보압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거나 수지 온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 구분을 먼저 하고 나서 대응 순서를 정하는 게 맞다. 불량 위치 파악 없이 보압부터 건드리기 시작하면, 원인이 다른 경우 시간만 쓰고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MSC폴리머의 성형 가이드 자료에서도 게이트 위치가 맞지 않으면 공정 조건을 아무리 조정해도 근본적인 품질 편차가 반복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말은 거꾸로 읽으면, 게이트와 금형 구조가 제대로 되어 있을 때만 조건 조정이 효과를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압을 올렸더니 싱크마크는 줄었는데 플래시가 생겼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압의 유효 범위를 넘어선 상태다. 이 경우 조건 조정만으로는 두 불량을 동시에 잡기 어렵다. 게이트 단면이 충분한지 먼저 확인하고, 단면이 부족하다면 게이트 확대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게이트가 커지면 동일한 보압으로 캐비티에 더 많은 압력이 전달되므로 보압을 낮춰도 싱크마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Q. 스크루 쿠션이 얼마나 되어야 적정한가요?

    기종과 제품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15mm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쿠션이 0에 가깝거나 사이클마다 변동폭이 3mm 이상이면 계량 설정을 점검해야 한다. 변동폭이 크면 보압 전달이 불안정해지고 싱크마크도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패턴을 보인다.

    Q. 같은 금형에서 수지만 바꿨는데 싱크마크가 생겼습니다. 조건으로 해결 가능한가요?

    수지 교체 후 싱크마크가 생겼다면, 새 수지의 수축률이 기존보다 높은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결정성 폴리머는 비결정성 대비 수축률이 상당히 크다. 보압 증가와 유지 시간 연장을 먼저 시도해 볼 수 있고,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게이트 단면 확대 또는 수지 재선정이 필요하다.

    정리하며

    싱크마크가 사출 조건으로 해결되는지 여부는 불량 위치와 원인 범주를 먼저 파악해야 판단할 수 있다. 보압, 쿠션, 수지 온도는 원인이 공정 변수에 있을 때 유효하고, 게이트 단면이나 살두께 설계가 문제라면 조건 조정은 증상을 억누를 뿐 근본 해결이 아니다. 조건부터 건드리기 전에 불량 위치를 확인하고 원인 범주를 좁히는 것이 시간과 비용 모두 아끼는 방법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