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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출성형 기포와 수축 불량을 같은 문제로 보고 접근하면 원인 진단이 자꾸 빗나갑니다. 저도 현장에서 표면 함몰 자국만 보고 같은 수축으로 판단했다가 한참 헛다리를 짚은 적이 있습니다. 두 불량은 만들어지는 방식 자체가 다르고, 현장에서 구분하는 진단 기준도 따로 있습니다. 겉모습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을 따라가는 순서가 달라야 합니다.

기포와 수축을 같은 불량으로 보고 시작했습니다
사출 현장에서 표면에 함몰이 보이면 일단 압력이나 보압 쪽을 의심하는 게 거의 습관처럼 몸에 붙어 있었습니다. 초도 샘플에서 표면 함몰이 보였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수축으로 판단하고 사출 압력과 보압 시간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정을 반복해도 함몰 위치가 매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한 번은 게이트 근처, 한 번은 반대쪽 모서리였습니다. 위치가 고정되지 않고 떠다니듯 바뀐다는 걸 보고서야, 이건 단순 수축이 아니라 내부에 갇혀 있던 기포가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만든 흔적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표면 함몰을 보면 전부 수축 계열 문제로 묶어서 보십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안에 갇힌 가스가 빠져나오며 만드는 흔적과, 식는 속도 차이로 안쪽이 비어버리는 흔적이 따로 있습니다. 함몰 위치가 매번 같은 자리에서 반복된다면 수축 쪽에 가깝고, 위치가 매번 바뀐다면 기포 쪽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 차이가 이후 진단 순서를 가릅니다.
보스 구간 불량이 며칠째 줄지 않는다면
두꺼운 보스 구간에서 표면 불량이 반복되던 양산 초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전부 수축으로 보고 냉각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만 대응했습니다. 두께가 두꺼운 부위니까 당연히 그쪽이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동안 같은 방향으로 조정했는데도 불량률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오히려 사이클타임만 늘어났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그 부분을 단면으로 잘라봤는데, 표면 함몰 아래로 작은 기공들이 줄지어 있는 게 보였습니다. 냉각이 부족해서 생긴 빈 공간이 아니라, 충전 중에 빠져나가지 못한 가스가 줄지어 남은 흔적이었습니다.
그 뒤로 냉각 시간을 더 늘리는 대신 사출 속도를 일부 낮추고, 가스가 빠지는 벤트 쪽 상태를 먼저 점검하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같은 구간의 불량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냉각시간을 늘리는 게 항상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기포와 수축은 왜 다른 원인에서 나올까
두 불량의 뿌리를 따라가면 결국 갇힌 가스와 식는 속도 차이로 나뉩니다. 용융 수지가 채워지는 동안 빠져나가지 못한 가스나 수분이 굳기 전에 표면을 뚫고 나오면 기포 흔적이 남고, 두꺼운 부위의 표면이 먼저 굳고 안쪽이 늦게 식으면서 부피가 줄면 그 자리가 비어 수축 흔적으로 남습니다. 한쪽은 빠지지 못한 무언가가 만든 흔적이고, 다른 한쪽은 식는 순서가 만든 흔적입니다.
현장에서 두 불량을 구분하는 점검 순서는 단면에서 시작합니다
냉각시간을 늘리면 대부분 줄어든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이 가스라면 냉각시간을 늘려도 거의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한참 시간을 버렸습니다. 보스나 리브처럼 두꺼운 구간에서 반복된다면, 냉각시간을 늘리기 전에 단면을 먼저 잘라보는 순서가 낫습니다. 그 한 번이 조정 방향 전체를 바꿔놓습니다.
현장에서는 다음 순서로 좁혀가는 게 헛손질을 줄입니다.
- 함몰 위치의 재현성 확인 — 같은 자리인지, 매번 바뀌는지
- 단면 절단 후 내부 빈 공간이 줄지어 있는 기공인지, 단일 공동인지 확인
- 불량 위치가 두께가 두꺼운 구간인지, 게이트에서 먼 구간인지 확인
- 재료 건조 이력과 사출 속도 조건 점검
수지 제조사 기술자료에서는 리브 두께가 제품 두께의 60%를 넘으면 수축이 발생하기 쉬워진다고 안내합니다. 두께 차이가 클수록 이 경향이 뚜렷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보압 시간과 관련해서는 냉각시간의 일정 비율이 필요하다는 업계 자료도 있지만, 설비와 제품마다 차이가 커서 캐비티 압력이나 성형품 무게 변화로 직접 확인하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이 부분에서 많이들 헷갈리시는데, 조건을 나눠서 보면 판단이 한결 쉬워집니다. 위치가 반복되면 두께와 냉각 쪽을, 위치가 바뀌면 가스와 재료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설비를 의심하기 전에 재료 상태부터 봐야 하는 경우
설비를 새로 들이고 한동안은 기포성 불량이 나오면 스크류나 노즐 쪽 설정부터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설정인데도 특정 원료 로트를 쓸 때만 불량이 몰리는 패턴이 보였습니다. 원료 보관 상태와 건조 이력을 확인해 보니, 습기를 흡수한 로트에서 기포가 집중됐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설정값이 같은데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원인이 설비가 아니라 재료 쪽에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그 뒤로는 설비를 만지기 전에 원료 건조 이력부터 확인하는 걸 점검 절차에 넣었습니다.

추가적으로 게이트 위치에 따라 보압 전달이 달라지는 점과 두께 설계가 수축에 미치는 영향도 같이 알아볼 만합니다. 웰드라인처럼 충전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서 생기는 불량도 같은 맥락에서 함께 보면 도움이 됩니다.
다음 불량이 나오면 단면부터 잘라보는 게 먼저입니다
기포와 수축은 표면만 보면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함몰 위치의 재현성과 단면 안쪽 모양을 먼저 확인하는 순서가, 압력이나 냉각시간을 먼저 만지는 것보다 빠른 길이었습니다. 두꺼운 구간에서 반복되는 불량이라면 조정을 반복하기 전에 단면을 한 번 잘라보시길 권합니다. 재현성이 일정하면 수축 쪽으로, 위치가 매번 바뀌면 기포 쪽으로 먼저 좁혀서 보는 게 현실적인 순서입니다. 그 한 번의 확인이 이후 조정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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